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한 ‘VX’를 외교행낭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반입했을 거라는 추측이 나왔다.
28일 이와키 마사아키 전 일본 육상자위대 화학학교 교장은 “VX는 국제조약으로 입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특수한 루트가 필요하다”며 “외교행낭 같이 국가가 관여한 루트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북한의 반입 경로를 예측했다.
이어 이와키 전 교장은 “VX를 합성하려면 독가스로부터 몸을 지킬 방호복과 외부를 깨끗하게 유지할 특수시설이 필요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콘도 제조’가능성을 낮게 봤으며, 열을 가해야하는 VX제조 특성상 일반 거주지역에선 쉽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3일 북한 용의자들이 머물렀던 쿠알라룸푸르의 콘도를 수색해 다수의 화학물질 샘플을 확보했으나 VX성분은 나오지 않아 반입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국제법상 외교행낭은 주재국(말레이시아) 정부는 물론 제3국이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물건을 숨겨 드나들기에 안성맞춤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위조지폐나 마약 등의 국제거래가 금지된 물품들은 외교행낭을 통해 밀수한 전력이 있어 이와키 전 교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 씨 암살 사건이 발생한 지난 13일 이전 시점을 중심으로 반입된 북한 외교행낭 목록을 확인하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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