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이하 ‘역적’) 10회에서는 역사 길동(윤균상 분)의 힘과 분노가 다시 한 번 폭발한 가운데 길동과 아모개(김상중 분) 사이에 애절하고도 안타까운 순간이 펼쳐졌다.
두 사람은 생사를 알 수 없는 길현(심희섭 분)과 어리니(정수인 분)를 떠올리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나타내 진한 뭉클함을 안겼다. 어리니의 꽃신을 품에 안고 홀로 아픔을 삭힌 아모개의 감정에선 오열보다 더한 슬픔의 깊이가 느껴져 시청자 또한 숨 죽여 볼 수밖에 없었던 것.
반면 길동은 형과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그리움을 강하게 표출해냈다. 커다란 나무를 맨주먹으로 내리쳐 가르고 나무와 나뭇잎이 휘날릴 정도로 울부짖는 모습에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애처로움이 묻어나왔다.
스스로에 대한 분노로 폭발한 길동의 괴력에 아모개는 그동안 아들이 역사임을 일부러 숨겨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돌아왔구나, 니 심이 돌아왔어”라며 길동에게 다가간 아모개의 벅찬 감정은 보는 이들에게도 전달되기 충분했다. “우리 길동이는 넓은 길로 가는 겨, 밝은 디로 가는 것이여”라는 말에서는 길동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았으면 싶은 간절한 바람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길동의 입장은 달랐다. “지는 충원군 잡기 전에는 아무것도 안 헙니다”라는 단호한 태도로 복수를 이어가고자하는 의지를 밝힌 것. 이는 충원군(김정태 분)을 향한 복수심의 크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아버지와 형제를 위하는 길동의 마음이 잘 드러난 대목이었다.
특히 자식을 지키기 위해 직접 손에 피를 묻혔던 아모개 인생의 처절한 몸부림, 이를 아들에게 절대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차마 아비의 뜻에 따르지 못하는 길동의 절박한 심정이 맞물렸다. 둘 중 누구하나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없음이 안타까운 상황을 그려냈다고.
이렇듯 두 부자의 절절한 슬픔이 뒤섞인 이 장면은 김상중(아모개 역)과 윤균상(길동 역)의 세밀하고도 리얼한 감정이 그대로 녹아들어 완성됐다. 대사 한 줄,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생생한 순간을 담아낸 ‘역적’. 이들의 열연으로 인해 한층 깊은 몰입도와 울림을 전할 수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처절해지는 아모개와 길동의 심정은 매주 월, 화 밤 10시에 방송되는 MBC ‘역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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