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28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힘을 통한 평화’ 등 지금까지 강조해온 트럼프식 안보 기조를 강조했다. 다만 최근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내 역할은 세계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강해질 때 분쟁은 적어진다”고 말했다. 미국이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에 이익이 돌아갈 때만 행동해 ‘힘에 의한 평화’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셈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 예산을 대폭 줄이고 국방비를 전년 대비 10%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첫 정부 예산안을 언급하며 의회에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비 증액을 위해 미 외교 사령탑인 국무부와 산하 대외원조 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예산을 37% 삭감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기존 동맹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그는 “파시즘을 몰아낸 양대 세계대전과 공산주의를 격퇴한 냉전을 통해 구축한 동맹인 나토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도 “우리의 파트너들도 자신들의 재정적 의무는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중동·태평양 등 모든 파트너들이 전략적·군사적 측면에서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역할을 담당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해 한국과 일본 등 아태지역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속내를 내비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가량 진행된 연설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대응 전략 등은 거론했으나 북한 문제에 대한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의회연설이 미 국내 문제와 이와 연관된 개선사항에 초점을 맞춰 북핵 해법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평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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