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행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북한은 주민들의 민생을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하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오직 핵능력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대행의 이날 기념사는 상당 부분이 북한을 비판하는 데 할애됐다. 최근 높아진 안보불안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행은 북한 정권을 비판한 뒤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 방향을 밝혔다. 그는 “먼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해나갈 것”이라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도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행은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의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 북한이 잘못된 셈법을 바꾸도록 하겠다”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한미연합의 억제 및 방어능력을 배가해 북한 스스로 핵무기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황 대행은 “북한의 참혹한 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며 “지금 북한에서는 수용소를 비롯한 각지에서 공개처형 등 형언할 수 없는 참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 인권 침해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북한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통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도 거듭 주장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황 대행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국가를 이루는 것은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민족의 재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라면서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통일은 이룰 수 없으므로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계를 알고 시대흐름을 인식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북민에 대해서는 “‘미리 온 통일’의 의미를 갖는다”며 “한국 사회에 잘 뿌리내리고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황 대행은 일본을 향해서는 비교적 짧게 메시지를 전했다. 황 대행은 “한일 두 나라 간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출발점이자 필요조건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미래세대 교육”이라며 “이와 같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은 위안부 피해자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실천해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피해자 분들이 과거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받고 명예와 존엄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황 대행은 박 대통령 탄핵 등 최근의 시국에 대해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서로를 반목·질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모두가 이를 인정하고 새롭게 화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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