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옛 여의도 사옥, 옛 외환은행 본점, 옛 유엔사 부지. 각각 서울 여의도와 을지로, 용산 등 서울 중심부를 관통하는 핵심 입지에 위치한 노른자위 부지들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땅을 누가 가져갈지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사업자 선정 작업을 시작하는 이 땅들은 장기적으로 자산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알짜 부지라는 점에서 매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MBC의 옛 여의도 본사 사옥 개발 및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자문용역을 맡고 있는 CBRE코리아는 이달 말 시행사·자산운용사·투자자 등 잠재적인 사업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오는 5월 말께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MBC 여의도 본사 사옥은 대지면적이 1만7,795㎡인 일반상업지역으로 오피스와 판매, 주거시설을 갖춘 복합 건물로 개발할 수 있다.
전체 부지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MBC와 지주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초기 땅값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 특히 시행사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시행사인 엠디엠(MDM)·씨티코어 등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 매각을 추진할 당시 관심을 나타냈던 투자회사들도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 을지로의 옛 외환은행 본점도 5월 입찰을 실시한다. 매각대상 자산은 1만1,442㎡ 규모의 토지 및 연면적 7만4,834㎡ 규모의 오피스 건물이며 매수자는 매입 후 오피스, 판매시설 및 호텔이 결합된 복합 건물로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와 CJ 등 대기업은 물론 부동산자산운용사 및 투자회사, 중국을 비롯한 외국계 투자자 등 수십 곳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인 KEB하나은행에서 희망하는 1조원 이상의 가격이 다소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지만 핵심 상권인 명동과 인접해 있어 향후 자산 가치 상승을 예상할 때 매입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르면 올 하반기에 매각할 예정인 용산구 이태원동 22-34번지 일원에 위치한 옛 유엔사 부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특히 이 땅은 최근 서울시가 용산 지역에 대한 발전 비전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올해 안에 수립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대지면적이 5만1,762㎡인 유엔사 부지는 일반상업용지로 주거와 오피스·판매시설·호텔 등을 지을 수 있다. 해발 고도가 90m로 제한되며 용적률이 600%라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워낙 입지가 좋아 시장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특히 주거시설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인근 한남동의 한남더힐과 지난해 대신F&I가 매입해 고급주택으로 개발하고 있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처럼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할 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유엔사 부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외국계 투자자는 “용산은 서울 핵심 입지 중 한 곳이라 희소성이 있으며 강남을 비롯해 다른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좋고 인근에 공원도 있어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하기에는 최적의 위치”라며 “나머지 오피스와 판매시설, 호텔 등의 개발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