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이 고급 아파트로의 개조공사를 위해 1일(현지시간) 문을 닫았다. 이로써 1893년 개장 이래 뉴욕의 랜드마크로 사랑 받아온 아스토리아 호텔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AP통신은 이날 정오께 아스토리아 호텔의 마지막 투숙객이 체크아웃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안방보험은 약 10억달러(1조1,400억원)를 들여 2~3년간 보수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기간 숙박예약은 받지 않는다. 공사가 끝나면 총 1,400개 객실 중 대부분은 개인 소유 아파트로 전환돼 일반 분양되며 일부 공간만 고급 침실로 개조돼 호텔의 명맥을 이어가게 된다.
아스토리아 호텔은 1893년 지금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부지에 설립된 후 미국 사교계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1931년 현재의 파크애버뉴로 이전해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할 때마다 이 호텔의 ‘대통령 스위트룸’에 묵었으며 1965년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바오로 6세가 린든 B 존슨 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한 장소도 이곳이었다.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숙소로 이 호텔을 선택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영화 작가 셰이프 루프는 “뉴욕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다”며 “이 호텔은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엄청난 상징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호텔의 외관은 법으로 보호되며 뉴욕시 문화재보존위원회가 인테리어 보존을 결정하게 된다. 호텔 내부는 공업적 생산방식을 미술에 연계한 아르데코 양식이 적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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