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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드는 軍 위문 공연

미성년 학생들 軍종교단체 행사서

아슬아슬 짧은치마 입고 섹시댄스

반강제적 동원에 참가학생들 불만

군인들도 "사기 진작에 도움 안돼"

한 방송사의 아이돌 공연 캡처




뚝뚝 떨어지는 땀과 들썩이는 엉덩이, 화려한 조명 아래 아슬아슬 펄럭이는 짧은 치마. 앳된 얼굴의 여자아이들이 음악에 맞춰 선정적인 몸짓으로 섹시 댄스를 추고 있다. 서울 공연장의 여성 아이돌 그룹처럼 보이지만 매주 열리는 논산훈련소 위문공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여고생들의 무대다.

이처럼 군부대 위문공연은 국군 장병을 위로한다는 선의로 도입됐지만 최근 미성년 여학생들의 섹시 공연이 빈발하면서 “과거 악습의 잔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동원된 여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군인들 역시 “공연 관람이 거북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군부대 위문공연을 한 여고에서는 ‘성 상품화 문화’ 논란이 일자 학교장이 해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거의 반강제적으로 동원된 여학생들은 “왜 춤을 춰야 하는지 모르겠고 불쾌하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학부모들은 불상사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는 “군대라는 억압된 공간에서 여학생들의 섹시 공연은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여학생을 동원하는 과거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지 되짚어봐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들 위문공연은 신자 확대 차원에서 종교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실제 국방부에 위문공연을 문의하면 종교 관련 부서인 ‘군종과’로 연결된다. 논산훈련소의 경우 종교행사 후 천주교는 월 1회의 외부공연을, 불교와 원불교는 각각 매주, 월 2회 실시하고 있다. 외부공연은 클래식·국악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여학생들 섹시 공연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역한 이모(25)씨는 “위문공연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종교단체의 설득에 억지로 참여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종교행사 20분 뒤 10분 정도 공연이 열리는데 노출 수위가 높은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종교단체 주관 행사라는 이유로 무대 공연자의 연령, 노출 수위 등에 대한 최소한의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또 훈련병들이 논산훈련소에서 자대로 배치된 후에는 위문공연이 부대장 소관이기 때문에 현황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위문공연 내 섹시 공연은 ‘군인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종교 가입을 권유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 등의 명목 아래 열려왔다.

하지만 당사자인 군인들도 “사기 진작이 도움이 안 된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년 전 전역한 장모(25)씨는 “공연보다는 차라리 간식을 더 주는 게 낫다”며 “주말 등 휴식 시간에 공연이 주로 열리기 때문에 인원수를 채우기 위해 강제 차출될 때는 귀찮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방 복무를 했다는 이모(28)씨도 “정작 가장 고생한다는 전방에는 위문공연이 별로 없다”며 “차라리 부대 복지나 위생·강연과 같은 자기계발 기회 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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