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개봉한 영화 ‘눈발’은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로 온 이방인 소년 민식이(박진영 분) 살인자로 지목된 아버지로 인해 왕따를 당하고 있는 같은 반 소녀 예주(지우 분)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비난으로 내몰린 예주에게 어떤 선입견이 없이 손을 내미는 민식, 민식을 통해 세상에 다가가려는 소녀 예주의 감정 변화는 세상의 가혹한 시선과 맞서 싸워야 하는 이들을 돌아보게 한다.
최근 서울 중구 카페에서 만난 박진영은 “이유 없이 한 친구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보면, 방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흔히 왕따라고 말할 수 있는데, 여러 명의 친구들이 한 친구를 괴롭히는 걸 보면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친한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하지 말라고 하면 ‘그래?’하면서 넘어갔어요. 전 그렇게 따돌림 현장을 보면 말을 하는 학생이었어요.
(딴지를 건다고 생각해서 바른 말을 하는 친구에게 폭력으로 대응하는 이들이 있거나 하지 않았나?)그렇게 나쁜 친구들은 아직 만나보지 않았어요. 요새 얘들이 나쁜거냐구요? 글쎄요. 어느 시대에나 나쁜 친구들이 있는 것 아닐까요?“
박진영의 바른 행동은 의리파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은 것에서도 기인했다. 아들의 영화를 보고 나온 아버지는 “‘네가 잘못했다’”라는 한마디 평을 남겼다고 한다. 아들은 “죄송합니다”고 답했을 정도. 왜 아버지가 진영이 분한 민식이가 ‘잘못했다’고 말했는지는 영화를 직접 보면 이해 할 수 있다.
지우 역시 “영화 속 예주처럼 왕따의 상황에 놓여진 친구를 보면 손을 내밀고 싶다.”고 말했다.
“예주가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예주는 얼마나 아팠을까?란 생각이 드니까 인물이 더욱 공감이 갔다”고 전한 지우는 “어디를 가나 소외된 자는 있고, (누군가를 소외시키는)그런 악역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을 보면 늘 손을 내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의견을 전했다.
인터뷰 중 지우는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걸 좋아하는 이들은)왜 그럴까요?”라고 진지하게 되물어보기도 했다.
“약간 소외된 사람이 생기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소외된 사람을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화풀이를 하는 걸 목격 한 적도 있어요. 그런 나쁜 행동을 보이는 이들이 어디에나 있는 것 같아요. 나쁜 마음이잖아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람들의 모습은 아니잖아요.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지우는 그렇게 좋은 사람, 좋은 배우의 모습과 친밀하게 닮아있었다.
한편,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 <카트>등을 제작한 웰메이드 대표 제작사 명필름이 미래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진정한 영화 장인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설립한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작품 ‘눈발’은 지난 3월 1일 개봉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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