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며 자유무역의 새 리더를 자처한 가운데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닫힌 시장이라는 세계무역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세계무역가능보고서(The Global Enabling Trade Report)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가능지수(ETI·Enabling Trade Index)는 종합평점 7점 만점에 4.5점이었다. 조사 대상국 136개국 가운데 중간 정도인 61위 수준이다. 보고서는 “중국은 운송 인프라 등에서 매우 우수하지만, 평균 관세율이 11.1%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닫힌 시장이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꼴”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 정부는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등 보복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ETI를 보면 싱가포르가 6.0점으로 1위에 올랐고 영국(8위·5.5점), 독일(9위·5.5점), 프랑스(13위·5.4점), 일본(16위·5.3점), 미국(22위·5.2점) 등 선진국 순위가 높았다. 우리나라는 5.0점으로 27위를 차지했다.
ETI는 전 세계 136개국의 무역 및 투자여건을 조사한 각종 통계자료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시장 접근성, 국경행정, 기반시설, 사업환경 등 4가지 부문을 종합 평가해 산출하는 지수다. 이 때문에 ETI는 각국 무역 여건 성적표로 여겨진다.
중국은 ETI 지수에서 부문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육상, 해상 인프라 연결성에서는 세계 12위로 최상위권인 반면 시장 개방성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관세 장벽과 수입 관세 면제 상품 등 중국 국내시장 접근성 부문에서는 101위였다. 무역 협상을 통해 수출 대상 국가 간 관세 장벽을 개선했는지를 따지는 국외시장 접근성은 124위였으며 국내·외 시장을 모두 종합한 시장 접근성은 126위에 그쳤다.
/이병문 인턴기자 magno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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