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mean everything to me’라는 노래 제목을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가수가 떠오르시나요. 가수 박정현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 제목의 노래를 가장 먼저 부른 사람은 닐 세다카입니다.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익숙한 곡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특히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라는 곡은 20~30대도 알만한 유명한 곡이죠. 자 이제 그의 히트곡들을 살펴볼까요.
하나. 사랑꾼 닐 세다카.
그의 노래 가운데선 달콤한 사랑 노래가 유난히 많습니다. 이별 노래마저도 사랑스럽게 부른다는 평을 들었던 뮤지션이죠. 고등학생 시절 반 친구들과 결성했던 밴드 ‘토큰즈(Tokens·한국으로 치면 ‘엽전들’ 정도 되겠군요)’로 팝 음악계에 발을 들였던 세다카는 솔로로 전향한 후 뮤지컬의 제목이기도 한 ‘오! 캐롤(Oh! Carol)’로 일약 스타가 됩니다. 이 곡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데요, 세다카가 고교 시절 연인이었던 ‘포크 음악계의 대모’ 캐롤 킹에게 바친 노래라고 합니다. 이 노래를 들은 킹은 남편 게리 고핀이 쓴 ’오! 닐(Oh! Neil)’을 부르며 거절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오! 캐롤’과 달리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세다카를 히트곡 제조기 반열에 올려놓은 곡들 모두 달달한 사랑 노래들입니다. 60년대 초반 그의 이름은 빌보드 차트에 1년 365일 올라 있었는데 당시 발표한 곡들이 ‘You Mean Everything to Me’ ‘Happy Birthday Sweet Sixteen’ ‘Breaking up is hard to do’ ‘Calendar Girl’ 등으로 지금까지도 세다카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곡들입니다.
하지만 그를 단순히 사랑 노래 몇 곡 만들어 유명해진 사람으로만 여기는 것은 금물입니다. 그의 고향 브루클린에는 세다카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고, 작곡가로서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세다카가 미국 팝 역사에 어떤 의미가 있기에 이리도 칭송을 받는 것일까요.
둘. 스타 제조기 닐 세다카.
세다카가 작곡한 ‘Stupid Cupid’는 미국 여가수 코니 프란시스의 초기 히트곡 중 하나입니다. 코니 프란시스는 이 곡으로 빌보드 차트 14위까지 오르는데, 큐피드의 화살 때문에 짝사랑에 빠졌다는 깜찍한 가사에 리듬도 통통 튀는 곡입니다. 이후에도 코니가 발표한 ‘Lipstick on Your Collar’ ‘Everybody’s Somebody‘s Fool’ 등의 히트곡들이 모두 세다카의 곡들입니다. 이밖에도 클라이드 맥패터(Clyde McPhatter), 라번 베이커(LaVern Baker) 등 리듬앤블루스 뮤지션들이 모두 세다카의 덕을 봤고요. 더 캡틴 앤 테닐(the Captain & Tennille)은 세다카가 쓴 ‘Love Will Keep Us Together’로 1975년에 그래미상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세다카 덕에 히트 친 가수는 한국에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즐겨 부르는 ‘날 보러와요’는 가수 방미 씨가 세다카의 대표곡인 ‘원웨이 티켓(One Way Ticket)’을 번안해 부른 노래입니다.
셋. 한계를 몰랐던 닐 세다카.
닐 세다카가 교향곡을 작곡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경쾌한 리듬에 어깨 춤이 절로 나는 그의 음악에서 클래식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사실 그의 음악적 뿌리는 클래식에 있습니다. 8살 때부터 피아노 신동 소리를 들었는데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탓에 그의 어머니는 백화점 파트타임 일을 하며 그에게 피아노를 사주고 줄리어드 음악학교에도 입학시켰습니다. 훗날 닐 세다카는 교향곡 ‘Joie De Vivre’ 피아노 협주곡 ‘Manhattan Intermezzo’ 등을 작곡했는데 2010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반 작업도 했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나의 음악적 뿌리로 돌아왔다”는 표현을 했죠.
세다카를 수식하는 단어 중 또 하나가 노익장입니다. 그가 60여년의 음악인생을 살면서 만든 곡이 거의 800곡에 이른다는데 나이가 들어도 그는 여전히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60대 후반에 영국 10개 도시 투어에 나섰는데 2006년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에게 꿈의 무대인 런던 로열 알버트 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며 영국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그의 나이 67세 때입니다. 같은 해 닐은 기네스북에도 오릅니다.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싱글로 ‘Amarillo’가 선정된 겁니다.
1980년을 끝으로 세다카의 곡은 빌보드 차트에 오르지 못 하지만 2007년에 그는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The Definitive Collection’으로 다시 빌보드 차트에 오릅니다.
최근까지도 세다카는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손자에게서 영감을 받아 ‘Waking up is hard to do’라는 이름의 동요집을 발표하기도 했고 지난해 9월에도 ‘I Do it For Applause’라는 이름의 새 음반을 내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라이브로 연주한 그의 음악들을 들으러 갈 시간입니다.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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