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소년 절반 이상이 근로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명 중 1명 가량은 지난해 최저 시급(6,030원)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 5,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매체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24.9%만이 업무 내용·급여·근로 시간 등이 명확히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응답했다. 작성했지만 필요한 내용이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2.3%나 됐다. 또, 작성했지만 필요한 내용이 일부만 포함됐다는 응답도 3.5%로 나타났다. 사실상 절반이 넘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이 가장 기본적인 자신의 보호막 없이 노동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비율은 나이가 어릴수록 낮게 나타났다. 중학생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무려 75%로, 고등학생(56.4%)에 비해 18.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법정 최저시급인 6,030원 미만으로 급여를 받은 비율도 25.8%나 차지했다. 심지어 약속한 날짜보다 임금을 늦게 받거나, 애초 약속된 금액보다 적게 받는 경우, 아예 못 받는 경우도 적잖았다.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19.6%가 임금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의 임금체불 경험이 높게 나타났다.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 또는 날이 아님에도 초과근무 요구를 받았다는 응답도 16.9%에 달했다.
이 같은 불합리에도 응답자의 65.8%는 ‘참고 계속 일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에는 돈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부모님께 용돈을 받을 형편이 아니다는 응답도 각각 3.8%·10.9%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는 청소년 비율은 11.3%에 달했다. 이들 중 41.6%는 음식점·식당·레스토랑 등 요식업종에서 일했다. 뷔페·웨딩홀·연회장(17.9%), 전단지 배포(6.9%), 패스트푸드점(6.1%), 편의점( 5.5%)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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