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로 분했다. 기억의 파편을 맞추고,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지성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눈물로 적시기도 하며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특히 딸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지성의 부성애 연기에 감탄이 쏟아졌다. 그동안 오열과 절규, 발작 연기 등 감정 연기로 인한 정신적, 체력적 소모가 상당했을 텐데 지성은 교도소 안팎을 질주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지성이 개연성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성은 믿고 보는 배우답게 모든 걸 완벽히 해냈다.
지성이 맡은 박정우 캐릭터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배우에게 굉장히 힘든 역할이다. 가족을 잃은 상실감, 억울한 누명 그리고 기억상실, 탈옥 등 캐릭터의 굴곡진 인생과 감정선을 한번에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성은 언제나 그래왔듯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혹독하게 체중감량을 했고 역할에 빠져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성은 단 한 장면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수차례의 리허설을 반복한 뒤 촬영에 들어간다. 자신이 보이지 않는 컷에서도 상대 배우를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연기한다. 최근엔 스릴 넘치는 탈옥 장면을 만들기 위해 지성의 의견을 반영, 와이어 없이 소화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지성은 아역배우 신린아의 컨디션을 틈틈이 살피며 배려하는 등 동료 배우와 제작진을 챙기는 자상한 면모로 ‘피고인’ 현장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드라마의 특성상, 시청자들은 교도소라는 단조로운 배경에서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는 한 남자의 처절한 모습을 무려 10회 넘게 지켜봐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월화밤마다 ‘피고인’을 선택한 것은 주인공 지성의 힘이 컸다. 지성은 신들린 연기력으로 극을 꽉 채웠다. 매회 한 시간을 10분처럼 만드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연장의 문제도 지성의 연기를 더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는 반응. ‘피고인’이 때때로 개연성을 잃어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고 있는 지성이 있기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가 없다.
지성은 2015년 MBC ‘킬미, 힐미’에서 7개의 인격을 소화해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당시에도 연초에 방송된 탓에 연말 수상이 불리해보였지만, 대중들에게 전무후무한 연기력을 인정 받아 대상은 지성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번 ‘피고인’을 통해 또 한번 연말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피고인’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동의할 수 밖에 없다. ‘경지’에 오른 지성의 연기와 노력이 돋보인 작품이기에 수상을 더욱 염원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방송된 ‘피고인’ 14회 시청률은 2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꿈의 시청률’ 30%대 돌파의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이날 탈옥에 성공한 정우(지성 분)가 딸을 구하고 기자들 앞에서 자수하는 모습이 그려져 긴장감을 높였다. 정우는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대응을 펼치며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제 무죄를 밝히기 위한 지성의 정면승부가 시작됐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