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찾은 서울 송파구 문정역. 역 안에는 3번 출구로 안내하는 문구가 유독 많다. 안내문이 이끄는 대로 가면 변호사·세무사 등을 소개하는 광고물이 곳곳에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중앙지검 등과 가까운 서초역·교대역 안과 흡사한 모습이다. 그리고 광고물 옆 ‘3월2일 동부지법 이전’ ‘3월6일 동부지검 이전’을 알리는 벽보가 붙어 있다. 3번 출구는 문정동 법조타운으로 가는 길목이다.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가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동부지법과 동부지검 이전으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법조타운은 17만776㎡의 규모로 조성된다. 법무부 부속시설,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등도 추가로 들어서며 올 상반기면 모든 시설의 공사와 입주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런 개발의 분위기 탓인지 아직은 변호사·법무사 사무실보다 공인중개업소가 더 많아 보였다. 그리고 중개업소 대부분은 문정지구에 대한 설명으로 상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곳에 법조타운만 들어서는 건 아니다. 15만1,551㎡ 규모에 중소·벤처기업 2,000여곳이 입주할 ‘미래형 업무단지’ 조성이 올해 말 완료된다. 이어 2만135㎡ 규모의 ‘문정컬쳐밸리’도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송파구는 법조타운, 미래형 업무단지의 조성이 끝나면 문정역 일대 상주인구가 3만5,000명으로 늘고 고용창출 효과가 2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정지구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우선 상가 분야다. 현재 문정지구의 신규 상가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문정동의 C 공인중개사는 “약 32㎡ 면적의 1층 상가는 보증금 1억원, 월세 500만원 내외”라면서 “위치가 좋은 1층이나 도로변 상가는 임대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문정역의 대로변 등 활성화 지역의 1층 월 임대료는 1㎡당 평균 3만3,099원, 2층 이상 2만8,532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 분기보다 각각 0.6%, 0.2% 오른 수준이다.
인근 아파트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KB 부동산시세 자료를 보면 지난해 1년 동안 문정동의 1㎡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11.2%의 상승률(549만원→611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송파구 전체의 상승률 약 4.1%(719만원→749만원)보다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 전용 84㎡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2월 7억2,500만원에서 지난해 11월 8억7,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H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서역세권, 개포지구 등과 가깝고 인구유입 요인이 많아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일대 부동산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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