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페인트 업체 악조노벨이 경쟁사인 미국 PPG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덜란드계 다국적기업인 악조노벨이 미국 PPG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조노벨은 페인트와 의약품을 비롯해 19개 사업 분야를 운영하는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특히 친환경 수성 페인트인 듀럭스뿐 아니라 큐프리놀·시코 등 수십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페인트 업체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협상이 성공할 경우 42억달러(약 4조9,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화학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되며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국가 간 M&A라고 FT는 전했다.
이날 인수협상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증시에 상장된 악조노벨과 PPG 주가는 각각 13%와 6%씩 올랐다. 투자자문회사 번스타인의 제러미 레데니우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은 산업용 가스회사인 미국 프렉스에어와 독일 린데의 합병만큼이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글로벌 페인트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던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것은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종 협상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FT는 네덜란드 총선을 1주일 앞두고 국수주의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네덜란드 국내에서는 양사 간 협상이 우호적 M&A가 아니라 PPG에 의한 적대적 합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