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6주 단위의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ECB는 올해 성장 전망을 소폭 상향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1.6%에서 1.7%로 올렸다. 2019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대로 1.6%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에 관해서 드라기 총재는 “에너지·식품 등 근원 소비자물가가 추세적으로 변한다는 증거가 미약하다”며 “향후 수개월 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에 가깝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물가전망은 1.7%로 종전보다 0.4%포인트 올렸다.
이날 ECB는 기존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기 현행 -0.40%와 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로 올 3월 종료 예정이었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하되, 다음달부터 연말까지는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낮춘다고 재차 확인했다. 드라기 총재는 “위기 징후가 줄고 있지만 하강압력은 여전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줄고 있다”며 지난 회의에 이어 이 같은 움직임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CB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프랑스·독일 선거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근원물가 등 거시지표의 미약한 회복세 등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에서는 2월 CPI가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하고 실업률은 2009년 이후 최저치, 경제심리지수는 6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ECB가 테이퍼링에 들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일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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