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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탄핵] "대의민주제·법치주의 훼손" 헌재, 만장일치로 파면결정

朴, 경호 이외 예우 박탈

차기대선 5월9일 가능성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오전11시21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됐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92일간 끌어온 탄핵심판은 ‘파면’이라는 무거운 글자를 역사의 한 페이지에 새겼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 결정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헌법 제65조에 따라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자연인 신분이 된 대통령은 최소한의 경호 외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모든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차기 대선은 오는 5월 초 실시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끌게 된다.

헌재는 박 대통령 파면의 근거로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훼손을 꼽았다. 헌재는 결정문 요지에서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대통령을 파면해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지원하고 국회나 헌법기관의 견제나 언론의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한 점 등을 들어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의무인 헌법수호 의지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 대행은 이날 오후 대국민담화에서 “더 이상 장외집회를 통해 갈등과 대립을 확대하는 이런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모두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겠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내려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국가”라고 강조했다.

황 대행은 “지난 몇달간 우리 사회는 심각한 갈등과 대립 속에 처해 있었다”며 “주말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는 국민들이 둘로 나뉘어 대규모 찬반 집회가 벌어졌다. 국민들 사이에 반목과 질시의 골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심지어 서로를 적대시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록 생각과 방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촛불과 태극기를 든 마음은 모두가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심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수용하고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대해서는 “이제는 광장이 아니라 국회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회가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국민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현섭·류호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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