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하락세를 멈추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정국 이후 다시 상승 기류를 탔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남녀 4,280명(응답자 1,0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12일 발표한 결과 여야 후보를 망라한 다자구도에서 문 전 대표가 28.0%의 지지율로 1위를, 안 지사가 16.6%로 뒤를 이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6~7일 JTBC와 한 여론조사에 비해 문 전 대표는 2.7% 포인트 하락, 안 지사는 2.9%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주된 원인은 50대 이상 유권자의 결집이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의 세대별 지지 성향을 보면 50~59세 유권자의 안 지사 지지율은 21.3%로 문 전 대표(18.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 6~7일 실시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문 전 대표가 50대 유권자로부터 25.8%의 지지를 얻어 안 지사(17.1%)를 기록했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앞서기 위해서는 2040 유권자의 흡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안 지사는 1965년 5월 생으로 1953년 1월 생인 문 전 대표와는 띠동갑이다. 안 지사가 선거 프레임으로 ‘시대교체’와 함께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문 전 대표보다 “젊다”는 이유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늙은’ 문 전 대표는 2040세대가 주 지지층이고 ‘젊은’ 안 지사는 5060이 주 지지층이다. 문 전 대표 지지층에서 안 지사로의 정권교체는 ‘세대교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전 대표는 2040 세대에서 안 지사와 거의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50대 이상부터는 안 지사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학력과 계층, 지역 별 격차도 뚜렷하다. 가구소득과 학력이 높고 화이트칼라일수록 문 전 대표를 지지하고 가구소득과 학력이 높지 않거나 블루칼라나 농어촌에서 안 지사를 지지하는 경향이 확연하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야당의 주된 지지층인 2040을 잡아야 한다. 반대로 문 전 대표는 본선에 진출하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5060에서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반쪽자리 대통령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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