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기 탈락의 충격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선에 선다.
KBO리그는 14일부터 팀당 12경기의 2017시즌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12일간의 예열 뒤 정규시즌은 31일에 개막한다.
◇몸값 100억 귀하신 몸들, 소속팀에선 제 몫 할까=메이저리그에서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의 몸값은 무려 150억원(4년 기준)이다. 최형우는 4년 100억원에 삼성에서 KIA로 옮겼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기대에 못 미치는 방망이로 실망을 안겼던 이들은 소속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다시 팬들 앞에 선다. 대표팀 4번 타자 이대호는 WBC 1라운드 이스라엘·네덜란드전에서 각각 5타수 무안타, 4타수 1안타에 그치는 등 1할대 타율(0.182·11타수 2안타)로 마감했다. 최형우는 기록은 타율 0.333(6타수 2안타)로 나쁘지 않지만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뒤에야 투입됐다.
몸값 1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각각 95억원, 65억원(이상 4년 기준)에 계약한 투수 차우찬(LG)과 우규민(삼성)도 WBC에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치 맞트레이드처럼 서로의 팀으로 옮기게 된 둘은 LG와 삼성을 포스트시즌으로 안내하겠다는 각오다.
외국인선수 중에서는 올해도 한화 소속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각 구단 3명씩 총 30명의 외국인선수 중 새 얼굴은 16명. 그중에서도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이상 한화)는 각각 180만달러와 150만달러 몸값(1년 총액 기준) 이상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오간도는 2011년 13승 등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3승을 올렸다. 비야누에바는 지난해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51승을 쌓았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14·15일 LG와의 대전 홈경기에 첫 등판할 예정이다.
◇수준급 투수전 다시 볼 수 있을까=다른 나라 리그보다 좁은 스트라이크존은 WBC 1라운드 탈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대표팀은 WBC에 적용된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했고 첫 2경기에서 19이닝 1득점의 극심한 득점빈곤에 시달렸다.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을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타고투저 현상이 KBO리그를 지배하게 된 것도 스트라이크존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KBO는 이 같은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새 시즌부터는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할 계획이다. 타자는 물론 투수들에게도 달라진 스트라이크존 적응이 시범경기 최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한편 시범경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린 횟수는 총 다섯 차례였다. 확률로 따지면 19.2%다. 2007년의 SK가 마지막이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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