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줄곧 굳건한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지도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통령 선의’ 발언으로 조정 양상을 보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통합과 화합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지지율이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는 연령층 20~40대와 강원·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달렸다. 또 탄핵 정국 속 유권자들의 뜨거운 정치 참여 열기를 반영하듯 국민 10명 중 9명은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유권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보수정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적극적 투표층의 비중이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경제신문과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일이 대통령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문 전 대표가 28.0%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안 지사가 16.6%로 2위를 차지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8.9%)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8.4%), 이재명 성남시장(8.0%)이 그 뒤를 이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2.9%)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1.9%), 심상정 정의당 대표(1.4%),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1.4%), 남경필 경기도지사(0.4%)는 3%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투표할 후보가 없다(16.2%)’와 ‘모름·무응답(5.5%)’ 등 부동층의 비율이 20%를 넘어 이들 표심의 향배가 대선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전 대표 지지율 소폭 하락=문 전 대표 지지율은 3월6~7일 조사에서 30.7%를 나타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8.0%로 2.7%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젊은층에서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 20대부터 40대까지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30%가 넘는 지지율을 확보했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는 40% 안팎의 지지율로 10%대에 그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50대에서는 안 지사(21.3%)가 문 전 대표(18.2%)와 안 전 대표(13.5%)를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60세 이상에서는 황 대행(20.2%)이 안 지사(16.3%)와 문 전 대표(14.2%)를 따돌리고 선두에 올랐다.
지역별로도 문 전 대표는 강원·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렸다. 문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 37.4%의 지지율로 당내 경쟁자인 안 지사(14.6%)를 두 배가 넘는 차이로 따돌렸고 안 지사의 안방인 대전·충청 지역에서 29.3%로 안 지사(28.7%)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강원·제주에서도 문 전 대표는 22.0%로 안 지사(22.6%)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고 보수층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18.8%의 지지율로 범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황 대행(18.0%)을 앞섰다. 지지 정당 및 이념 성향별로 문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55.9%)과 진보(46.8%) 성향 유권자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어냈다. 특히 탄핵 결과에 대해 ‘잘된 일(34.0%)’이나 ‘받아들이겠다(30.4%)’고 답한 응답자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90% 이상 “투표하겠다”…높은 관심=오는 5월 초로 예정된 대선의 투표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4.1%는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아마 투표할 것이다(7.6%)’라고 답한 것을 포함하면 전체 응답자의 91.7%가 투표 의지를 밝혔다. ‘아마 투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와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6.8%에 불과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 의지가 대선 투표 열기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40대(87.7%)에서 가장 높았고 지역별로는 광주·전라(93.3%)의 적극적 투표층이 90%를 넘었다. 반면 보수층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의 적극적 투표층은 69.2%로 전 지역 가운데 투표 열기가 가장 낮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보수 진영에 실망한 TK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욕구가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또 진보(91.3%) 성향과 문재인 지지자(94.4%), 민주당 지지자(94.6%)일수록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높은 반면 보수(78.7%) 성향과 황교안 지지자(68.2%), 자유한국당 지지자(77.5%)들은 상대적으로 적극적 투표 의지가 낮게 나타났다. 학력과 소득별로는 고학력과 고소득일수록 투표 참여 의지가 높았다. /김현상·박효정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