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이 “증거 없이 도청 주장을 하면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직전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의 거물 정치인인 매케인 의원은 12일(현지시간) CNN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정보위원회뿐 아니라 미국인에게 도청 주장의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며 “만약 증거가 없다면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 법을 위반했다면, 조금의 과장도 없이 우리는 매우 심각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믿을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어 “미국 대통령은 조속히 이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가 해야 할 일은 CIA(중앙정보국)이나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있었는가?’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 전직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는지를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적일 뿐 아니라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을 전직 대통령이 했다고 비난하는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는 증거가 요구된다”며 “미국인이 판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심각한 일이다. 그 주장이 사실인데 그대로 방치된다면 그것 또한 미국인의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날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NBC와의 방송인터뷰를 통해 “언론을 적으로 돌리는 트럼프의 행위는 독재자들이 하는 행동과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맥케인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독재자들이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은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나는 트럼프가 독재자가 되고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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