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한 경선 준비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유권자의 직종별 표심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주요 주자에 대한 표심이 유권자 직종별로 엇갈리는데다 일부 직종에서는 최근 헌법재판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을 기점으로 다소나마 지지율 변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탄핵 인용 직후인 지난 10~11일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우선 선두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우 주로 학생이나 월급쟁이, 전문직 종사자 계층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특히 학생층의 지지도는 47.1%에 달해 2위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26.7%)를 20%포인트 넘는 격차로 따돌렸다. 사무·관리·전문 직종 등 화이트칼라와 판매·영업·서비스 직종의 응답자들 사이에서도 문 전 대표의 지지도는 40%대를 기록했으며 생산·기능·노무 직종에서는 34.2%의 지지도를 나타내며 선두를 달렸다.
다만 탄핵 직전인 이달 6~7일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했던 결과와 비교하면 이번 조사에서는 판매·영업·서비스 분야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 우세 직종에서 줄줄이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다. 특히 블루칼라인 생산·기능·노무 직종의 지지도는 오차범위 이상의 큰 폭의 하락세(40.8%→34.2%)를 보였다. 빠져나간 표심은 보다 진보적인 경쟁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옮겨탔거나 부동 표심으로 바뀌었다.
안 지사는 농·임·어업 종사자와 자영업자·주부·무직자 및 기타 직종(직종 무응답자 포함)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농·임·어업 분야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안 지사의 지지도(47.8%)가 문 전 대표의 지지율(22.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자영업 종사자들의 안 지사에 대한 지지도 역시 44.4%에 달해 문 전 대표의 지지도와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빠져나간 표심은 대부분 부동화됐거나 이 시장으로 갈아탔다.
지역별로는 1차 경선지역인 광주·전라 지역에서 탄핵 전후 표심의 변화가 감지됐다. 6~7일 46.7%였던 문 전 대표의 현지 지지율이 이번 조사에서는 40.4%로 6.5%포인트 하락했다. 현지 지지율 1위는 여전하지만 같은 기간 안 지사의 현지 지지율은 소폭 상승(31.1%→31.8%)해 두 주자 간 현지 표심 격차가 탄핵 직전보다 7.2%포인트 더 좁혀졌다. 안 지사는 서울과 인천·경기, 대전에서 각각 3.2~9.9%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큰 폭으로 하락(53.2%→32.1%)해 오히려 문 전 대표와 격차가 벌어졌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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