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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박근혜’의 막후 정치학…대선판세 ‘미풍’ vs ‘강풍’

3김시대 처럼 삼성동이 세력 중심될 수도 있지만

보수 분화 재촉해 보수집권에 악영향 미칠 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사저로 들어서며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치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송은석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 행보를 할 뜻을 분명히 하면서 대선 판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보수 세력의 구심점이 돼 대선판을 흔들 것이라는 전망과 박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가 보수 세력의 재분화를 촉진시켜 범보수의 세를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부터 서청원·최경환·윤상현·김진태·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구성된 이른바 ‘삼성동 라인업’의 보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 의원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하며 세력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3김 시대 동교동·상도동 하듯 삼성동이 박 전 대통령 옹호 세력의 본진이자 상징이 될 것”이라면서 “삼성동이 지원하는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범여권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물밑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해 정권 재창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특정 후보는 물론 자유한국당을 통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쪽에서는 “미풍에 그친다”고 본다. 한국 사회의 50~60%를 차지한다는 범보수 유권자 중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은 일부라는 것이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전체의 20% 안팎만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세력화는 오히려 보수의 재분화만 재촉할 것으로 일각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삼성동 라인업에 동조하는 보수와 그렇지 않은 보수가 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탄핵 사태 과정에서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에서 분화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도 두 개의 계파로 나뉠 수 있고 결국 보수 재집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정권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정치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옹호 세력이 급속히 축소될 수도 있다”면서 “검찰이 대선 전 박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세력화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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