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2월 주택매매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및 재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데다 부산·강원 등 지방 주택시장의 호조, 이밖에 하반기 입주 물량 폭탄을 앞두고 거래되는 매물 등이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주택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국토교통부는 2월 주택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한 6만 3,484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1·3대책 이후 분양 시장은 확실하게 타격을 입었지만 기존 주택 시장은 거래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급과잉을 앞두고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들어 부산과 강원 등 일부 지역의 주택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거래량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2만8,459건으로 1.3% 증가했다. 인천과 경기 지역은 각각 4.1%, 2.6% 늘었다. 반면 서울은 1.6% 줄었다. 특히 강남 3구의 2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1,33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 줄어 서울 내에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 같은 강남 지역의 거래 부진에 대해 “강남 지역은 최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거래가 감소한 것은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3만5,025건으로 12.3% 늘었다. 5대 광역시 중에서는 최근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부산 지역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부산의 2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6,06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5% 증가했다. 지역 경기를 떠받치던 조선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는 울산의 거래량은 1,56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 외 지역에서는 강원 지역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강원은 최근 동계올림픽 개최와 교통망 확충 등으로 호재가 풍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역이다. 강원의 2월 거래량(2,708건)은 전년 동월 대비 17.6% 증가했다. 또 세종(336건)도 전년 동월 대비 46.1% 늘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들의 투자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의 2월 거래량은 85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9% 줄었다. 과거 5년 평균과 비교하더라도 17.2% 줄어든 수준이다.
전월세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2월 전월세 거래량은 15만 8,23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했다. 수도권의 거래량은 10만1,005건으로 14.9% 증가했으며 지방은 5만7,233건으로 9.2% 늘었다. 안성용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차장은 “이사철을 맞아 이사수요가 있는데다 입주물량 증가를 앞두고 선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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