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은 이상 없습니까”(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
“대전은요?”(2006년 총선을 앞두고 면도날 피습 직후 병실에서)
위기 때마다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질문을 했던 이가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에서 18년, 은둔생활 18년, 그리고 정치인생 18년 동안 ‘선거의 여왕’을 비롯해 ‘수첩공주’, ‘유신공주’, ‘길라임’ 등의 별명을 거쳐 마지막까지 현직 최초 파면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이처럼 다양한 수식어들로 미뤄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인생은 어느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했다.
서울경제신문의 디지털 브랜드 ‘서울경제썸’은 지난 10일 헌법 재판관 8인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된 박 전 대통령의 희로애락 인생기를 총 4막으로 재구성해 제작했다. △퍼스트레이디 근혜씨 △장막 속의 근혜씨 △‘보수 재건’으로 승승장구 근혜씨 △선거의 여왕 근혜씨로 나눠 각 주제별 굵직한 사건들과 키워드로 풀어낸 이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자마자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는 누나’가 들려준다는 친근한 영상 콘셉트와 디지털미디어부 기자들이 수작업으로 준비한 소품들까지 더해져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정치사를 재치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박정희’로 시작해 ‘최순실’로 정치 역정에 종지부를 찍게 된 박 전 대통령.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부녀·미혼·공대 출신’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남게 됐다. ‘현대사의 압축판’이라 불리는 그의 인생4막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묻고 있기도 하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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