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련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강력히 제재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덤핑 수출에 대응하려면 “WTO 체제 밖에서 새로운 미국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USTR 부대표를 지낸 라이시저 지명자는 통상 전문 변호사로 중국 등 외국산 철강제품 수입을 규제하는 데 미국의 반덤핑법을 공격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달 초 USTR도 ‘2017 무역정책 어젠다’를 통해 WTO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슈퍼 301조 등 미국법을 적용해 중국·독일·일본 등을 제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자본의 미국 농식품 기업 인수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과 데비 스테이브노 민주당 상원의원은 농무·보건장관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참여하고 식량안보와 식품안전을 외국인 투자 적격성 심사기준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외국인 투자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지 심사하는 CFIUS에는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으나 중국 기업들의 대대적 인수합병(M&A) 공세에 맞서 미국의 농식품 기업과 식량주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라는 강공에도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에서는 한 발 빼는 모습이다. 라이시저 지명자는 “과거에 중국은 상당한 환율조작국이었지만 지금도 환율을 조작하는지는 다른 문제로 이에 대한 내 판단은 약해졌다”고 말했다. 재무부도 일방적으로 중국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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