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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째 펴지지 않는 '빅텐트'

김종인 탈당후 정운찬 등과 회동

유승민·손학규 불참 통보로 무산

"주도권 다툼 탓 쉽잖아" 회의론

장미대선이 확정됐지만 ‘반(反)패권’을 위해 뭉치겠다는 ‘제3지대’ 주자들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개헌이라는 큰 공감대는 이뤘지만 세력화 방안을 두고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텐트’의 왕좌를 노리는 주자들이 너무 많아 주도권 다툼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이달 말 이후에는 제3지대 구축은 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외곽 지대에 있는 김종인·정운찬·정의화 등 3인은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의 한 식당에 모여 제3지대 구축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처음 모이는 만큼 빅텐트에 한발 더 다가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더욱이 유승민·남경필·손학규 등 바른정당·국민의당 대선주자들도 참여한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3인이 뒤늦게 불참을 통보하면서 이날 모임은 끝내 무산됐다. 아직 추후 일정은 잡지 못한 상태다.

정치권에서 빅텐트 논의가 흘러나온 것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설이 돌던 지난해 12월부터다. 표면으로는 개헌을 고리로 내걸고 속내는 ‘문재인 독주’를 막고 대선판을 흔들자며 범보수·중도 정치인들이 세력화에 나섰다. 이들 3인을 비롯해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논의의 주축이다.

하지만 4개월간 수차례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현 대선정국상 빅텐트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앞선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구심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거론되는 주자들의 지지율은 대체로 1%대다. 세력화에 앞장설 대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제3지대가 만들어져도 파급력을 가질지 불투명하다. 비문(비문재인)계의 한 의원은 “왕이 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였는데 현실적으로 타협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들이 내세우는 개헌론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 명분도 약하다. 더욱이 합류가 가능한 안철수·유승민 의원과 박지원 대표는 개헌에 회의적이다. 또 영호남,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빅텐트가 펼쳐져도 정권교체론이 우세하기 때문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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