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가 지난 2006년 축출된 탁신 친나왓(사진) 전 총리에게 세금미납 혐의를 적용해 수천억원을 추징할 방침이다.
16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태국 세무청은 군부의 압력을 피해 해외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에게 2006년 ‘친코퍼레이션’ 주식처분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미납 세금을 내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오는 31일까지 발송할 예정이다.
위사누 크루아 응암 태국 부총리는 “정부가 미납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묘수를 찾았다”며 “세무청이 소멸시효가 발생하기 전인 31일 이전에 탁신 전 총리에 대한 미납 세금 환수 및 벌금 부과를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당국이 탁신 측으로부터 거둬들일 수 있는 주식거래 관련 세금과 미납에 따른 벌금은 대략 12억밧(약 3,900억원)으로 추산된다.
■ 군부의 뒤늦은 세금 추징 왜
세무법원서 납세의무 없다 했지만
부패 정치인 낙인 찍어 재기 견제
태국 군부가 탁신 전 총리의 10년 전 주식거래에 대해 뒤늦게 미납 세금을 추징하는 것은 탁신 전 총리의 재기를 막기 위한 견제책 중 하나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태국 군부가 자국법의 관할에서 벗어나 있는 탁신 전 총리에게 거액의 세금 추징을 요구한 것은 2012년 “탁신 일가에는 납세 의무가 없다”고 결정한 중앙 세무법원의 판단을 뒤집은 것으로 그를 부패 정치인으로 몰려는 방안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탁신 전 총리는 친코퍼레이션 주식 3억2,900만주를 자녀들에게 양도하고 이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되팔아 약 160억밧(5,3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그러나 당시 태국법에는 주식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조항이 없어 탁신 일가는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 군부는 지난해 10월 탁신의 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에게도 쌀 수매보조금 정책을 문제 삼아 350억밧(약 1조1,000억원)의 천문학적 배상을 명령했었다. 결국 쿠데타로 집권한 뒤 정당성 논란에 시달려온 군부가 탁신 일가의 재부상을 막기 위해 무리수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주요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