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에 접어든 세 여자가 지구 반대편 남미 6개국 20여 개 도시로 여행을 떠나 겪고 느낀 이야기들을 묶은 여행 에세이 《지금, 우리, 남미》가 출간되었다.
20대에 직장 동료로 처음 만난 홍아미, 박산하, 양혜선, 세 작가는 회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 실직의 아픔을 겪으며 깊은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함께 수다 떨고 소소한 여행을 즐기던 그녀들이 마침내 지구상에서 가장 비일상적인 공간을 찾아 남미까지 떠나게 된 것..
“누가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 했던가, 행복은 졸라 먼 곳에 있었어!” 《지금, 우리, 남미》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지구 반대편 남미 6개 나라의 전혀 새로운 일상 속에서 삶의 행복을 새롭게 정의해가는 그녀들의 유쾌한 수다와 따스한 시선이 가득한 글과 남미의 장엄한 풍광을 세심하게 담아낸 사진으로 가득하다.
레나(홍아미), 사나(박산하), 로라(양혜선) 세여행자는 남미 6개국 20여 개 도시를 90여 일간 찬찬히 밟아가며 타국에서의 일상을 촘촘히 기록했다. 한국에서의 고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세 작가의 우정은 남미라는 새로운 공간에 도착하자 마음껏 현재를 즐기고, 젊음을 발산하며, 끝없이 도전하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재미있어”, “행복해”라는 말을 뜬금없이 내뱉고, 사소한 장면 하나에도 감동받는다. 한국에서의 일상 속에서는 걱정과 후회뿐이던 대화는 이곳에서 감탄과 행복과 깨달음으로 가득하다.
20대 젊음의 혈기가 사회생활의 고단함과 현실의 냉혹함 앞에 한풀 꺾이며 맞이한 30대. 삶의 목표와 꿈의 크기를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찾은 남미에서, 그녀들은 남은 인생을 살아갈 용기와 일상의 행복, 그리고 함께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깊이 체험한다. 다시 새로운 열정을 지피기 위해, 남은 인생을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으로 채우기 위해 함께 떠난 여정에서 그녀들이 만난 풍경과 사람들과 우여곡절의 사건들을 통해 그녀들은 또 한 차례 성장하고 자극받는다.
남미, 하면 떠오를 법한 곳들은 물론 그녀들만의 숨겨진 장소들도 소개하고 있다. 남미여행을 위한 생생한 정보와 알아두면 무조건 득이 될 꿀팁들이 한 가득이다. 여행의 준비 과정, 배워 가면 꼭 써먹을 수 있는 필수 스페인어, 꼭 가져가야 하는 아이템과 가져가면 짐만 되는 아이템들을 그녀들의 경험을 통해 분류해 소개한다. 남미 베스트 스폿, 남미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 우유니 투어 정보, 최고의 트레킹 코스, 남미 버스 정보와 추천 숙소까지 당장 여행에 요긴하게 써먹을 정보도 담았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부당한 편견과는 달리, 함께 여행하며 더욱 탄탄해진 우정과 배려 속에 인생의 의미와 즐거움을 다시 깨달아가는 과정을 책으로 담아냈다. 늘 열심히 살아왔으나 그리 잘나가지는 못한, 지극히 평범한 30대의 그녀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니던 회사도 때려치우고 가족에게는 잠시 안녕을 고하고, 불안과 두려움은 한쪽에 고이 접어둔 채, 매혹의 땅 남미로 날아가 보낸 90일간의 기록은 독자들에게도 위안과 감동, 그리고 새로운 용기를 선사해줄 것이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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