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발생한 대형 육가공 업체들의 부패고기 불법유통 사건으로 브라질산 육류 수입금지 조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최대 육류수출국인 브라질 경제가 치명상을 입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부패고기 불법유통 스캔들’이 발생한 후 브라질산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브라질의 일 평균 육류 수출이 99.9% 줄었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발 전 하루 평균 6,300만달러(약 706억원)에 달하던 육류 수출금액이 21일(현지시간) 기준 7만4,000달러(약 8,300만원) 수준으로 급락했다는 게 브라질 상공부의 설명이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주 말 30여개 육가공 업체의 공장과 관련시설 190여곳을 기습 단속해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 등이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시중에 판매해온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브라질 부패고기 불법유통 왜
주요정당, 검역시설 대부분 장악
기업서 뇌물 등 이권개입 가능성
국가 경제를 뒤흔드는 대형 스캔들로 이어진 부패고기 유통사건은 브라질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구조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전국 27개 주의 농축산물 검역시설 가운데 최소 19곳을 주요 정당들이 장악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검역 시스템 운영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농축산물 수출이 국가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검역과정에서 이권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건 발발 이후 브라질 농업부는 육가공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위생검역 담당 공무원 30여명을 해고했고 일부 뇌물이 주요 정당에 흘러간 정황도 포착했다. 신문은 전국 27개 주의 검역 시설 가운데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10곳, 진보당(PP)이 4곳을 장악하는 등 검역담당자들이 주요 정당에 의해 정치적으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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