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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김이수·이진성 헌재재판관 보충의견 새삼 주목

이진성 헌법재판관/연합뉴스




침몰한지 1,073일 만에 세월호가 수면 위로 선체를 드러낸 가운데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한 김이수, 이진성 헌법재판관의 탄핵심판 보충의견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당시 헌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가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심판 대상은 되나 탄핵소추 사유 자체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8명의 재판관 중 2명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은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를 탄핵 사유로 봐야 한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에도 집무실에 정상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문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통령의 불성실함을 드러낸 징표였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었던 오전 10시경에는 청와대 상황실로 가 신속하고 적절하게 재난대응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한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없이 관저에 머물며 원론적인 지시만 내렸다”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관심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구체성이 없는 지시를 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위반이 고의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평가 내리기는 어려운 만큼 파면 사유에 해당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두 재판관의 이같은 보충의견은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보호에 대한 대통령의 성실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재판관의 보충의견은 소수의견이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하지는 못했지만 국가적 재난 재발 시 대통령에게 성실한 직책수행을 독려할만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수의견 못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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