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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조조정 미루다 11조 대가 치르는 '대우조선의 교훈'

대우조선해양의 2차 정상화 방안이 금융당국 주도로 마련됐다. 국책은행의 신규 자금 2조9,000억원 투입에다 출자전환과 부채 만기연장 등이 핵심이다. 지원 패키지 총액은 6조7,000억원에 이른다. 1년6개월 전 4조2,000억원의 자금까지 합치면 대우조선에 쏟아붓는 자금은 11조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자회사 매각과 인건비 25% 감축, 핵심역량 위주의 사업재편까지 담았다.

이번 정상화 방안은 어디까지나 무담보채권을 쥔 은행권 외에 회사채와 기업어음 (CP)을 보유한 사채권자까지 모두 합의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은행권과 달리 개인투자자 같은 사채권자들의 고통분담을 이끌어내기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정상화 방안 합의에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준하는 강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배수진을 친 연유도 여기에 있다. 2차 지원책을 두고 대마불사론 같은 논란이 있지만 이제 와서 갑론을박하는 건 퇴행적일뿐더러 해법 마련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정책실패의 책임론을 따지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대우조선 회생방안을 찾은 뒤의 문제다.

2차 정상화 방안은 과거 회생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2015년 지원책은 시중은행의 동참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채 같은 비협약채권의 구조조정을 제외했다. 사업재편도 없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서별관회의’에서 졸속으로 마련하다 보니 링거를 꼽아주는 수준의 수명연장에 불과했던 것이다. 진작부터 이해당사자 모두를 포괄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는데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해운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던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수술대에 올려야 했다. 구조개혁은 미룰수록 대가가 커진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이었다. 대우조선 사태는 구조조정 실기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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