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총선 결과 친유럽연합(EU) 성향의 유럽발전시민당(GERB)이 원내 제1당 지위를 확보했다. 다만 GERB가 연정 구성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친러 성향의 정부가 등장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불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총선 개표를 99.98% 진행한 결과 GERB가 32.6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GERB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친러 성향의 불가리아사회당(BSP)은 27.19%를 득표해 2위에 그쳤다.
세 번째 총리직을 노렸던 보이코 보리소프 GERB 총재는 “국민의 뜻에 따라 정부를 구성해야 할 의무가 주어졌다”며 총선 승리를 선언했다. 코르넬리야 니노바 BSP 대표는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선거는 친러 성향의 루멘 라데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보리소프 전 총리 내각 총사퇴에 따른 조기 총선으로 치러져 러시아의 ‘옛소련’ 국가 확장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졌다. 보리소프 총재는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강화를 주장했지만 니노바 대표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EU가 주도한 대러 제재에 반대한다고 선언하는 등 총선 결과에 따라 불가리아의 대 EU·러시아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됐다.
가디언 등 유럽 매체들은 GERB가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친러 여론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겠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정국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ERB는 터키계 권리자유운동(DPS)과의 연정 가능성이 없다고 선언했으며 BSP는 GERB와의 내각구성 협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GERB의 연정 파트너로는 민족주의 성향인 애국연합(UP)이 유일하다.
다만 UP는 EU의 난민수용 정책에 강하게 반대해 양측의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니노바 대표는 “GERB가 내각 구성에 실패할 경우 BSP가 나서겠다”고 말해 친러 성향의 연정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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