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 여는 수요일] 사랑, 당신

김경애

앞마당 평상 위 둥근 밥상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밥을

가족이 함께 먹던 그때

땅바닥에 곤두박질치는 꽃송이

그 꽃자리에 남겨진 까만 꽃씨가

통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때

서툰 몸짓으로 머뭇거리리다가

말하지 못한 것이

이별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그때

상처가 상처를 보듬어야

새살이 돋는다는 것을 알았던 그때

그때, 늦은 인사가 되어버린 사랑, 당신

그때 너는 밥이 땀이라는 것을 모르고 먹어도 될 아이였단다. 그때 너는 꽃잎의 붉은 웃음이 통증 때문이라는 걸 몰라도 좋을 소녀였단다. 그때 너와 나는 서툰 몸짓의 의미를 천천히 읽어도 좋을 풋사랑이었지. 마침내 당신은 꽃도 그늘이 있다는 걸, 상처는 새살이 돋는 자리라는 걸 알게 되었군요. 늦은 인사라니요. 아쉬워하는 이때가 바로 등 뒤로 당신을 기다려온 그 손을 따뜻이 맞잡아줄 알맞은 때이지요.<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