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수석, 광고감독 차은택(48)씨의 국정농단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차씨의 지인인) 이동수씨를 KT 전무로 채용하고 광고를 총괄하는 IMC본부장으로 이동시킨 것은 안 전 수석이 ‘윗선(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며 부탁했기 때문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안 전 수석이 수 차례 부탁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이씨를 만날 이유도, 채용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 수석이 사기업에 특정 인사 채용과 보직 변경까지 요구하는 건 이례적이고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검토해보라”며 전달한 최씨 소유 회사 더블루K의 용역보고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작성한 ‘KT 스키단 창단 보고서’나 최씨가 설립한 신생 기업 플레이그라운드를 KT 광고대행사에 선정해달라는 안 전 수석의 지시도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의 요구는) KT 기업가치와 관계 없고 내용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지만 기업하는 입장에서 청와대 수석이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하면 부담느낄 수밖에 없다”고 날선 어조로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 증인으로 나온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은 대통령 관심 사안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검토나 내부 공감대 없이 결정된 것이 맞냐”는 검찰 질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며 “출연의 주요 판단 기준은 청와대 관심 사항이고 또 전국경제인연합 주도하에 여러 기업이 다 참여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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