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송된 SBS ‘초인가족 2017’(극본 진영, 연출 최문석) 11회에서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시부모를 모시느라, 함께 따라온 시누이의 여우 짓에 맞서느라 진땀 빼는 며느리 맹라연(박선영)의 극한 일상이 담겼다.
며칠 전부터 간헐적 두통과 구토, 복통에 시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손목과 가슴에도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은 라연. 의사는 “학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일명 제사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라연은 남편 나천일(박혁권)에게 “우리 아빤 아들 없다고 차례상도 한 번 못 받았는데, 고조부님에 고조모님까지. 당신, 일 핑계로 우리 아빠 제사 몇 번 빠졌어?”라며 쌓여온 불평불만을 토로했다.
미안해진 천일은 회사 일을 핑계로 제사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며 거짓말을 둘러댔고, “(어머니가) 당신도 오지 말라고 그러셨다니까”라는 한 마디는 ‘시’라는 글자만 생각해도 마음이 울렁거리는 라연에게 기쁨과 평화를 선사했다. 물론 예의상 전화 한 통 했다가 내일모레 와서 글피에 제사 지내고, 하루 더 있다 가신다는 말을 듣곤 절망에 빠졌지만 말이다.
오자마자 며느리가 제일 질색한다는 냉장고를 검사한 시어머니. 게다가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배 아픈 라연에게 “언니 변비구나”, 일 좀 도우라는 말에 “엄마, 나 손목 약한 거 알잖아”라며 미운 짓만 골라 하는 시누이 하루(김민영)는 마음속으로 ‘참을 인’을 무한히 되뇌게 했다.
결국, 그저 스트레스이겠거니 하며 간간이 밀려오는 복통을 참아냈지만, 제사가 끝난 후 쓰러진 라연은 급성맹장염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하게 됐다.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힘들어도 내색 못 하는 전국의 며느리들에게 눈물 나는 공감을 선사한 대목이었다.
한편 SBS ‘초인가족 2017’은 매주 월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서경스타 조은정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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