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에 이어 다시 이겨서 기쁘다.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2·3위 득표율이 50%를 넘은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수도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충청권역 경선이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은 대의원과 지지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3,800여개의 관중석이 3색 깃발로 가득 찼다. 단상 맞은편은 선두를 달리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파랑 깃발, 단상 뒤편과 왼쪽은 안 지사 측의 노랑 깃발, 오른쪽은 이 시장 측의 주황색 깃발이 휘날렸다.
후보 1인당 12분씩 주어진 연설에서 문 전 대표는 광주에서와 같은 질의응답식 연설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수도는 왜 꼭 하나여야 합니까. 행정수도 세종이 있으면 대한민국이 더 행복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충청 민심을 자극했다.
안 지사를 차차기 대통령감으로 치켜세우면서 자연스럽게 ‘대세론’을 내세우는 전략도 구사했다. 그는 “충청은 안희정이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잘 키워줬다”며 “우리는 10년, 15년 집권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에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고 했다.
“충남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말문을 연 안 지사는 “여당에서 야당, 야당에서 여당, 청와대 문패만 바꾸는 것이 무엇이 중요하냐”며 “분단 70년 동안 여야를 뛰어넘어 대북 통일정책 하나 만들지 못하는 나라, 이 나라 역사를 바꾸고 싶은 것이다”고 외쳤다. 이 시장은 감성 호소 전략을 구사했다. 연설의 절반을 소년공에서 인권변호사로 성공한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버니 샌더스의 도전을 막은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달라”고도 말했다. /대전=김능현·김기혁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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