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소래포구의 불법 좌판상점을 합법화하기 위해 국유지를 매입하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에 약 950개의 점포·식당이 영업하고 있으나, 지난 18일 화재가 발생한 재래어시장의 332개 좌판상점은 모두 무허가 가건물에서 영업해 왔다.
이들 상인들은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 후 세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국유지 이용료로 점포당 연간 170만원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내며 좌판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어시장 시설만큼은 국유지 그린벨트 안에 있으므로 불법 건축물이다.
시와 남동구는 1970년대 들어 좌판이 하나둘 늘면서 형성된 어시장이 40년 넘게 영업행위를 이어온 점을 고려, 무허가 건물 내 영업을 묵인했지만 최근 화재사건을 계기로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불에 탄 어시장을 복구할 때 불법 건축물 건립을 또 묵인할 것이냐는 비난 여론도 부담되고, 어시장이 화재 예방시설을 확충하려면 불법 건축물이 아닌 소방법 적용을 받는 합법적인 시설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합법화 방안으로 어시장 용지 매입 후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관할 남동구가 기획재정부 소유인 어시장 부지 4,078㎡를 60억∼70억원에 매입한 뒤 그린벨트를 해제, 합법적으로 어시장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토지 매입 후 그린벨트 해제까지 몇 달간 상인들이 영업을 못 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지는 점을 고려해 임시 가건물 형태의 어시장 복구는 허용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가 이달 중으로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면 무등록 좌판 운영체제를 개선하고 어시장 현대화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새벽 소래포구에서 큰불이 나 좌판 200여개와 상점 20곳이 타는 등 6억원이 넘는 재판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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