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자택을 떠나기 전 자신을 찾아온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게 “나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최경환·유기준·조원진·윤상현·이우현·김태흠·박대출·이완영 등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러 삼성동 자택에 모였다.
이들은 “제발 집에 오지 말아달라”는 박 전 대통령 측의 부탁을 받았지만, 각자 자발적으로 자택에 찾았다.
최 의원은 ‘친박계의 결집이 아니냐’는 지적에 “이런 날 가서 뵙는 게 당연한 도리가 아닌가”라고 답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자택 1층 주차장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고,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와 부인 서향희 씨는 자택 안으로 들어가 2층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의원들은 “지만 씨 부부는 눈시울이 붉었고, 박 전 대통령도 눈가가 젖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여러가지로 바쁜데 다들 오셨느냐”며 “나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자신의 신병 처리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원 82명은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서명했다. 조 의원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관련자 대부분이 구속돼 있어 증거 조작과 인멸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청와대를 나와 사저에 사실상 감금된 상황으로 구속영장 사유인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론 분열 우려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할 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 의원도 연합뉴스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혹시 구속된다면 자유인으로서 마지막으로 뵐 수 있는 날”이라며 “수사받으러 갈 때는 공연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가지 않았지만, 오늘은 인간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문인턴기자 magno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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