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골퍼 이민영(25·한화)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데뷔 첫 해에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민영은 2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의 가쓰라기GC 야마나코스(파72·6,658야드)에서 열린 JLPGA 투어 야마하 레이디스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그는 장타자 와타나베 아야카(일본)의 추격을 1타 차로 뿌리치고 정상까지 내달렸다.
올해 주 무대를 JLPGA 투어로 옮긴 이민영이 5번째 등판 만에 일궈낸 첫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1,800만엔(약 1억8,000만원).
이민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2010년에 데뷔해 통산 4승을 거뒀다. 차분한 성격과 안정적인 플레이가 강점인 그는 2013년 포스코 챔피언십, 2014년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지난해 7월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수확했다.
특히 이민영은 암을 이겨낸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2015년 3월 대회 출전을 앞두고 배가 아파 검사를 받았는데 신장암 판정을 받았다. 천만다행으로 초기에 발견돼 수술과 철저한 관리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두 달 만인 그 해 5월 투어에 복귀한 이민영은 최근 “투병 뒤 삶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이 바뀌어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하루 못 치는 것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골프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등 현지 매체들도 “암을 극복한 이민영이 5번째 참가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암 수술 이후인 지난해 7월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1년9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한 이민영은 2016시즌 KLPGA 투어 상금랭킹 7위(5억9,306만원)에 올랐다. 12월 JL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4위를 차지해 이번 시즌 일본 무대 출전권을 손에 넣은 그는 일찌감치 마수걸이 우승을 따내며 JLPGA 한국 군단의 새 강자 등장을 알렸다.
이날 와타나베에 2타 앞선 선두로 출발한 이민영은 7번홀까지 2타를 줄인 와타나베에 한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13번홀(파4) 버디로 다시 1타 차 리드를 잡았다가 15번홀(파5)에서 다시 동률이 됐으나 와타나베가 1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와타나베는 마지막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파를 지킨 이민영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신지애(29)가 6언더파로 3위, 안선주(30)가 3언더파 5위로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 JLPGA 투어에서 17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올해 5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강세를 이어갔다.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는 안선주가 우승했고 전미정(35)이 요코하마 레이디스컵 정상에 올랐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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