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귀국했던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4일 서울로 돌아온다. 나가미네 대사는 지난 1월 9일 부산의 주한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반발한 일본 정부의 일시 귀국 명령을 받고 자리를 떠나있었다.
NHK·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3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정례브리핑에서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총영사를 4일 귀임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두고 ‘한국 정부의 가시적 변화 없이 관계 개선은 없다’고 버티던 일본이 급작스럽게 태세를 전환한 이유로는 한일 위안부 합의의 이행도 중요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향후 한일관계의 5년을 결정지을 정권 전환기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막이 오른 상태에서, 자국을 대표하는 대사를 공석으로 둘 경우 자칫 차기 정권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외무상 역시 이날 기자들에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라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해 (한국에서) 내달 대선이 치뤄질 예정인 만큼, 정보수집 등 차기정권의 탄생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귀임 결정을 내린 첫 이유로 한국의 대선 정국을 거론했다.
아울러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부상하며 한미일 3국간 공조가 절실해진 상황도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을 결정지은 요인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에 대해 “북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일간 높은 레벨의 긴밀한 정보교환을 행하는 등 한국정부와 연대의 틀을 그릴 필요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미완의 문제로 남은 소녀상 철거·한일합의 이행에 대해서 기시다 외무상은“한국 외교부를 통해 항의를 표하고 한일합의 내용을 중시해달라는 점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며 관련 논의를 계속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나가미네 대사 귀임을 계기로 양국간 소통이 보다 긴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민·맹준호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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