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 중인 가운데 롯데, SK 등 대기업의 뇌물 혐의 수사에도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만간 특수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불러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당시 오간 대화 내용과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특수본은 “정해진 바는 없으나 필요하면 신 회장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소환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조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롯데 의혹 수사를 매듭짓기 위해선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소환 시기는 정해진 바 없으나 박 전 대통령 기소(시한 19일)에 앞서 롯데 관련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앞서 검찰은 2일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비공개 소환해 롯데 계열사가 K스포츠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돌려받은 경위와 배경을 조사했다.
검찰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 등을 통해 지난해 3월 14일 박 전 대통령이 신 회장과의 단독면담 중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지원을 명목으로 롯데에 75억원을 요청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2015년 11월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가 출연금을 낸 이후 그 대가로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롯데가 낸 출연금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삼성처럼 대가성 정황이 드러나면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액에 롯데가 건넨 지원금도 추가될 수 있다.
롯데 측은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은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 독대보다 앞서 거론된 것”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SK그룹과 관련한 수사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18일 검찰에 출석해 13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최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등 여러 경영 현안에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대가로 자금 지원을 한 게 아닌지 심문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때 롯데·SK 관련 수사도 마무리해 관련 혐의가 있을 경우 일괄 기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SK 관련자 기소는 늦어도 이달 중반까지는 이뤄질 전망이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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