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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32개월의 기다림 끝 메이저 정상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4벌타 충격' 톰프슨과 연장전서 승리

"정상 오를 수 있는 능력 증명하고 싶었다"

박인비 공동 3위, 박성현·전인지 공동 14위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유소연(27·메디힐)의 표정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감격이 서려 있었다. 경기 후 캐디와 인사를 나눌 때는 눈물도 쏟았다. 32개월 만의 기다림 끝에 ‘무관의 여왕’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메이저 왕관을 쓴 그는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들었음을 선언했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니아쇼어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렉시 톰프슨(22·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시즌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1년 US 여자오픈 제패에 이은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자 2014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무려 62번째 도전 만에 수확한 LPGA 투어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 그동안 꾸준한 성적에도 늘 ‘한 방’이 부족해 애를 태웠던 유소연이다. 지난해 두 차례 준우승을 했던 그는 올해도 앞서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와 공동 5위, 공동 7위로 100% 톱10 입상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까지 60개 대회 연속 컷오프 행진도 이어갔다. 우승 없이도 주요 부문 1위에 올랐던 유소연은 우승상금 40만5,000달러(약 4억5,000만원)를 보태 상금(79만2,166달러), 평균타수(68.05타)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3위였던 세계랭킹도 2위(8.46점)로 한 계단 올라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9.47점)를 위협하게 됐다.

우승에는 큰 변수가 있었다. 11번홀까지 3타 차 선두를 질주하던 톰프슨이 4벌타를 받은 것. 전날 3라운드 17번홀(파3) 그린에서 30㎝의 파 퍼트를 남기고 볼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지점에 놓지 않았다는 TV 시청자 제보에서 비롯됐다. 12번홀을 보기로 마친 톰프슨은 4벌타까지 받아 순식간에 선두에 2타 뒤진 5위로 떨어졌다. 톰프슨보다 앞에서 경기하며 12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은 유소연은 공동 선두가 된 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먼저 끝냈다. 톰프슨은 벌타 충격에도 마지막 홀 버디로 연장전을 성사시켰다.

연장전에서는 티샷을 러프로 보낸 톰프슨과 달리 페어웨이를 지킨 유소연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톰프슨이 그린 오른쪽 가장자리 근처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하자 유소연은 1.5m가량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어머니와 언니·캐디 등과 함께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홀 그린 옆 ‘챔피언의 연못’에 뛰어든 유소연은 “우승을 너무나 갈망했었다. 그린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에 대해 ‘잘하지만 우승은 못하는 선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톰프슨과 관련해서는 “톰프슨의 벌타 때문에 갑자기 우승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지만 예상했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하고 “분명히 불운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톰프슨과 연장전을 치렀고 내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유소연은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 통산 9승을 거뒀다. 2011년 초청을 받아 출전한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2012년 미국 무대에 진출, 그 해 신인왕에 올랐다. 이 대회 한국 선수 우승은 2004년 박지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에 이어 네 번째다. 박인비(29·KB금융)는 1타 차 공동 3위(13언더파), ‘슈퍼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은 전인지(23) 등과 함께 공동 14위(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유소연의 우승으로 한국군단은 이번 시즌 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5승째를 합작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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