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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독립기구화' 논란] 공직비리 감시 요구 커졌지만...국회 '당리당략'에 흔들릴수도

'독립화·기능 분리·이관' 세가지 개편안 제출

권력구조 개편 요구 맞춰 권한 등 손질 했지만

文 '제도 변화'·安은 '국회 이관' 셈법 제각각

"감사원 견제 시스템도 함께 마련해야" 지적도





감사원이 지난 2000년대부터 끊이지 않은 개편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기관 완전 독립’을 꺼내 들었다. 점차 커지는 권력구조 개헌 요구에 맞춰 감사원의 권한과 지위도 다시 살펴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행정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감사원이 독립기관이 되면 국회 정쟁에 휩쓸리거나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헌과 맞물려 감사원의 지위도 손볼 필요가 있지만 감사원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와 시스템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감사원 독립 문제는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얽혀 있어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헌법을 바꿔야만 조직을 개편할 수 있어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3당은 감사원 독립에 공감한 상태지만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상태다. 또 개헌에 키를 쥔 대선주자들의 주장도 제각각이라 논의 시작부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감사원 조직개편은 개헌 논의와 함께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입수한 ‘국가감사제도 현황’에 따르면 감사원은 ‘독립기구화’ ‘감사 기능 분리’ ‘국회 이관’ 등 세 가지 개편안을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독립기구화는 감사원을 대통령 소속 기구에서 별도 기관으로 옮기는 것이다. 독립성 문제와 정치적 중립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 직속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감사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독립기구 되면 감사원 견제장치 없어져=감사원이 독립할 경우 감사원을 견제할 만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행정업무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특권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은 늘 제기돼왔다. 독립기관이 되면 행정부의 감시 권한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감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견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절충안으로 현 대통령 소속 기관 체제를 유지하되 국회에 대한 지원 기능을 강화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논란이 되는 독립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감사원의 독립 지위를 헌법에 명시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주요 감사 결과를 국회에도 보고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하자는 것이다.

◇국회 이관되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감사 기능 분리는 회계감사원과 감찰원으로 두 개의 기구를 별도로 설치해 회계검사 기능은 회계감사원에, 직무감찰은 감찰원에 넘기는 방안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물론 공직비리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기능 분리에 따른 감사 중복과 행정기관의 업무 부담 증가, 감사기관 간 마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국회 이관은 국회의 재정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회계검사 기능을 국회에 넘기는 것으로 독립성 및 국회의 예결산 심사 기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커질 수 있다.

감사원이 제출한 세 가지 개편안은 행정부에 대한 회계검사와 직무감찰 기능 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독립기구화 방안만 현행처럼 회계검사·직무감찰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감사원은 기능을 분리할 경우 행정감시 권한이 떨어져 공직비리와 부정부패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모두 재무·성과 등 정부 업무 전반을 감사하기 위해 단일 국가감사기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기능이 나뉘면 대통령·국회에 대한 지원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감사원의 주장이다.

◇대선주자와 정당도 이해 엇갈려=그러나 이를 다룰 정치권이 감사원의 주장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대선주자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국회 이관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회 이관이 참여정부 때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현 제도에 대한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또 야권이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감사원 독립성 논란을 줄곧 지적해왔던 만큼 정권이 교체되면 국회 이관 요구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국회 이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발간한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서 “의회의 재정통제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적인 회계검사 기관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조사처는 ‘국회 이관 시 정치적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회에서 여야 간 견제를 받으면서 독립성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감사원의 인사와 예산 독립성을 헌법상 보장해 국회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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