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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날' 주연 김남길 천우희] "저희 나온다고 우울한 영화 아니예요"

상처받은 사람들 사이

따뜻한 교감 그린 작품

담백하게 연기하려 애써







삶보다 죽음에 더 가까운 이들의 워 스산하고 앙상한 이야기는 가을이나 겨울에 더 어울릴지 모른다. 그러나 각자의 상처를 털어놓고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영화 ‘어느 날’(5일 개봉)에서는 봄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해로 이어지는 사람 사이에 오가는 진심은 우리가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에서 아내를 잃고 자신의 삶도 잃은 듯 살아가는 보험회사 직원 강수 역을 맡은 김남길(37)과 교통사고로 혼수 상태에 빠져 병원에 누워있는 시각장애인 고아 미소 역을 맡은 천우희(30)를 최근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두 주연배우는 “상처받은 사람들 사이의 교감을 그린 따뜻한 작품”이라고 이 영화를 소개했다.

이제는 한국영화에서 희귀 장르가 된 멜로를 고수하고 있는 ‘여자, 정혜’, ‘멋진 하루’, ‘남과 여’의 이윤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결코 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는 비극적인 감정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김남길·천우희가 주연이라는 것만으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영화 ‘어느 날’이다. 이 세 명은 진지함과 경쾌함을 이질감 없이 ‘밀당’하며 독특한 감성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미소는 혼수상태에 있는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와 강수에게만 보이는 영혼이 된다. 사람과 영혼과의 교감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은 영화를 경쾌하게 이끈다. 특히 미소가 자신에게만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키 높이 깔창’이 빠져 커다란 웃음을 유발하는데 이에 대해 김남길은 “아내를 잃어 제정신이 아닌데 깔창을 깔 정신이 있나 싶었지만, 어떤 슬픔을 간직하든 꾸역꾸역 살아있는 동안은 일상을 사는 것 아니냐는 감독님의 장면 설정 설명을 듣고 공감하게 됐다”고 했다. 천우희는 고아에 시각장애인으로 살았지만 밝고 명랑한 미소를 자신이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엄마에게 버림받았고 시각장애인으로 살면서 얼마나 상처가 많았겠어요. 그런데 상처 많은 이들이 오히려 이를 이겨내기 위해 그리고 이겨내고 밝게 사는데, 미소가 그런 인물이 아닐까 상상하면서 연기했어요. 그런데 너무 어려웠어요.”



영화는 ‘멜로 장인’다운 이 감독의 섬세한 감성이 때론 진지하게 때론 경쾌하게 오가지만 감동을 만들어내는 건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교감이다. 천우희는 “아기 때 엄마에게 버려지고 어른이 돼서 엄마에게 찾아갔을 때 다시 한 번 외면받는 미소도 불쌍하지만, 딸을 버리고 살았던 엄마도 어렵게 산다”면서 “버림받을 때는 미소가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영혼이 돼 엄마를 다시 보게 되고 엄마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영화는 남녀 사이에 멜로, 즉 사랑이 없이도 서로에게 위로의 대상이 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김남길은 “사랑이 오가는 설정이었다면 미소를 바라보거나 손을 잡는 장면 등에서 좀 느끼하게(?)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며 “최대한 담백하게, 상처받은 이들 간의 교감을 그렸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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