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지난달 한국산 차량의 중국 판매 대수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7만 2,03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2.2%의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44.3% 감소해 5만 6,026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는 무려 68.0% 감소해 1만 6,00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월간 실적이 10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9만 5,235대 이후 처음이다.
한국산 차량의 판매 실적 급감은 중국의 사드 보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분위기가 확산돼 중국 일부 소비자들은 반한 정서로 한국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 더불어 일부 경쟁 업체들이 악의적으로 ‘사드 마케팅’을 펼치며 ‘배타적 애국주의’를 선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폴크스바겐 딜러는 한국산 차량을 팔고 자사 차량을 구입할 경우 3,000~1만 6,000위안(50만~260만원)을 할인해주는 특별 판촉을 시행하고 있다. 또 중국의 한 자동차 업체는 한국산 차량을 주문했다가 취소하면 ‘애국선물’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부터 4일까지 허베이성(河北省) 창저우(滄州)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판매 급감으로 생산물량을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베이징(北京) 공장 역시 지난달 말부터 야간 조업을 중단하는 등 감산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 상황이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와 고객 신뢰 구축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통해 극복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업계는 이달 21일 개막하는 중국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살피려 하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에는 현대기아차, 쌍용차가 참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터쇼가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사드 관련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인들의 마음을 되돌릴 방법이 있을지 모터쇼 홍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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