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서해 북단 연평어장 어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금어기를 끝내고 지난 1일 새벽부터 올해 봄어기 꽃게조업을 시작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이 잡히는 연평어장(764㎢)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봄어기)과 9~11월(가을어기)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올해 봄어기 꽃게잡이에 나선 어선은 대연평도 21척과 소연평도 7척 등 모두 28척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강수량과 수온 등 환경적인 요인과 꽃게 유생밀도 등 자원적 요인을 분석한 결과 올해 봄어기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893톤) 보다 2배 가량 늘어난 1,500~2,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어장을 포함한 인천해역의 꽃게 어획량은 지난 2013년 1만톤에 달했지만, 2014년 9,500톤, 2015년 6,700톤, 2016년 5,300톤 등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올해는 연간 6,000톤 안팎의 꽃게가 잡힐 것이라는 게 서해수산연구소의 예상이다.
어민들은 이 같은 전망에 올해 풍어를 꿈꾸고 있지만 문제는 중국 불법조업 어선이다. 겨울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꽃게 어획기를 맞아 다시 대거 출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평도의 한 어민은 “작년에 꽃게 어획량이 나쁘지 않았는데 올해는 어획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니 뱃일할 맛이 난다”면서도 “요즘 바다에 나가 보면 중국어선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 눈에 보일 정도여서 싹쓸이해갈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해 NLL 인근의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최근 급증하고 있다. 금어기였던 지난 1월 하루 평균 20~30척에 불과했지만, 꽃게 철에 접어들자 하루 200척 가까이 출몰하고 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지난달 25일 올 들어 처음 100척을 넘긴 후 28일 168척, 29일 175척, 31일 194척으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들어서도 1일 180척, 2일 187척이 출몰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에는 서해 5도 해상의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지금보다 더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업 철에 우리 어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관련 매뉴얼에 따라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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