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의 부동산 디벨로퍼 ‘SK 디앤디(D&D)’가 임대주택사업에 진출한다. KT와 롯데 등에 이어 SK까지 대기업들이 잇따라 임대주택사업을 시작하면서 국내 주택산업이 선진화되고 관련 부가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K D&D는 현재 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택임대관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앞서 지난 2월에는 경력직 공개채용 공고를 내고 임대주택 개발 및 플랫폼 기획 인력을 모집했다.
SK D&D는 투자부터 개발 및 운영, 중개, 관련 서비스 등 임대주택사업과 관련된 전 사업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KT나 대림산업과 같이 리츠자산관리회사(AMC)를 별도로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며 KT의 ‘리마크빌’과 같이 별도의 임대주택 브랜드를 출시할 가능성도 높다. 또 최근에는 부동산 온오프라인연계(O2O) 회사인 직방과 다방에서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는 등 향후 O2O 플랫폼 관련 사업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D&D뿐만 아니라 최근 대기업들이 임대주택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해 3월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통해 기업형 임대주택 브랜드 ‘리마크빌’을 선보였으며 서울 동대문과 영등포·관악, 부산 대연 등에서 2,231가구를 운영하고 있다. 또 롯데자산개발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400여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건설 중이며 올해 말께 완공된다. 롯데자산개발도 임대주택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이외 미래에셋증권도 현재 서울 합정역 인근에서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한 은행들도 지점 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KT&G 역시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KT&G 측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현재 보유 부지를 임대주택을 비롯해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는 대체로 대기업들의 임대주택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영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임대주택시장에 대형사들이 진출할 경우 국내 주택산업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을 많이 보유한 대기업들이 자산 효율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임대주택에 눈길을 돌리고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대형사들의 진출로 주택산업 선진화와 임대주택 관련 부가 서비스 산업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반적으로 주택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며 “임대료나 시장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하며 수요가 있는 도심 위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분양유예 같은 상품보다는 실질적으로 임차인을 위한 서비스 시장으로 성장해야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대기업의 초기 투자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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