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소속 당이나 대통령 후보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에 잇따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우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하다”며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양자대결 구조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최근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1 대1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뒤진다는 여론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언론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그는 “각 당 후보들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단일화를 전제로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 않은 구도를 조사한 것”이라고 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양자 대결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는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가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 대표는 “과거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후보단일화 여론조사는 어느 후보 경쟁력 있나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우 대표가 언론 탓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7일 언론에 대해 “김진태 의원 문제만 나오면 한줄도 안 써주는지 모르겠다. 김진태 의원이 두렵나?”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으로 인해 국회 법안 처리가 마비상황에 처한 상황을 언론탓으로 돌린 것이다. 그는 “만약 우리 민주당 대선후보가 법사위간사를 겸임하고 있는데 그 사람 때문에 법안이 한건도 다뤄지지 않는다면 언론이 가만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 대표의 발언은 전형적으로 자신의 무능을 남탓으로 돌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5자 대결, 4자 대결, 양자 대결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여론을 엿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를 전제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간 양자 대결 조사를 언급한 쪽은 바로 민주당이다.
김진태 의원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기 전에 자기반성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민주당이 법사위 간사직을 맡아 거의 모든 경제 법안이 법사위에서 막혀 국회가 마비됐고, 민주당은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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