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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 아이들은 수포자가 됐을까

수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교육 실태 꼬집는 미 책들 국내 소개





‘수포자’라는 말이 있다. ‘고통스러운 수학 수업’에 결국 주요 과목 중 하나인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느는 세태를 꼬집은 말이다. 이역만리 미국에서도 수포자가 속출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박제화된 수학 교육을 탈피 해 제대로 된 수학을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을 담은 책들이 속속 출간됐고 이중 일부가 국내에도 최근 번역됐다.

스탠퍼드 대학교 수학교육학과 교수이자 온라인 학습 사이트 유큐브드 공동설립자인 조 볼러의 ‘스탠퍼드 수학공부법’(와이즈베리 펴냄)가 5일 출간됐다. 저자에 따르면 수학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과 트라우마다. ‘수학을 원래부터 못 하는 아이가 있다’ ‘수학을 잘 하는 아이는 똑똑하다’ 등 널리 통용되는 미신이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논리력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볼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수학은 답을 내리는 학문이 아니다. 저자는 “수학의 매력은 여러 과목을 융합하는 풍성한 연결성을 탐구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맥락 없이 뚝 떨어진 공식을 암기할 게 아니라 수학적 마인드 세트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수학적 성장 마인드 세트는 무엇일까. 이는 하나의 답을 가진 수학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보는 방식, 풀이방법, 접근방식, 표현 방식 등을 살피는 학습 방법을 통해 이를 내재화하는 것이다. 그는 수학 학습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수학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이 지켜야 할 다섯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이중 하나는 답을 내리는 과제 대신 여러가지 방법과 경로를 표현하는 과제, 탐구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과제, 시각적으로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과제를 내주라는 것이다.





또 다른 수학자 폴 록하트 가 쓴 ‘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철수와영희 펴냄)는 2009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초중등 학교 수학 교육에 대한 최고의 비판서로 반향을 일으켰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표준화된 커리큘럼을 탈피, 수학교육에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의 수학교육은 ‘무엇’에만 집중한 나머지 ‘왜’를 무시함으로써 빈껍데기로 전락했다. 저자는 “어떤 과목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잃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학교 교육 과정의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는 것”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표준화한 시험의 주요과목에 포함되기만 하면 기성교육체제가 그 과목의 생명력을 모두 앗아가 버릴 게 분명하다”고 꼬집는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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