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통합의 술, 이재명 공정의 술, 최성 분권의 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최성 고양시장과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네 사람의 만남은 문 후보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문 후보는 “안 지사, 이 시장은 이미 만나서 뜻도 하나로 모으고 앞으로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하기로 마음을 모은 바가 있는데 오늘 다시 한 번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 최 시장은 중국에 가 계시는 바람에 기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안 지사가 먼저 건배를 제의했다. 그는 “문재인과 함께 2017년 정권 교체 승리를 위해 건배를 제안한다”며 “이 건배사에 이의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그가 “문 후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정권교체 승리를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하자 모두 한 번에 잔을 비웠다. 최 시장은 술잔을 머리 위로 올려 털어 보이기도 했다.
곧이어 이 시장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 시장은 “(경선에서) 제일 고생 많았던 게 문 후보다. 축하 드린다”라며 “거듭 말하지만 싸움이 아니라 경쟁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상처 입은 사람들은 상처를 치유하고 우리가 원래 가고자 했던 길을 힘을 합쳐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팀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최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잠언집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이 책을 읽으시면 문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되는 비법이 들어있다”며 “5월 9일까지 빌려 드릴 테니 청와대에 입성하시면 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정신, 노무현 정신으로 우리 꿈 이루자”고 건배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건배를 제의한 문 후보는 “선거법 때문에 제가 술값을 낼 수는 없고 세 분한테 술을 그대로 마셔야 할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안 지사가 주는 술은 통합의 술, 이 시장이 주는 술은 공정의 술, 최 시장이 주는 술은 분권의 술”이라며 “이것이 정권 교체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함께 모아야 할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모임을 그런 정신을 함께 모은다는 상징적 의미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건배사로 “국민이 이기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권 교체를 위하여“라고 외쳤다. 이날 호프 회동은 40분간 진행됐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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